썸머타임머신블루스

썸머타임머신블루스(Summer Time Machine Blues, 2005)

오래도록 기억하고 싶은 순간을 남기는 방편으로 땅속에 묻어두는 타임캡슐. 그리고 그 때묻은 기억이 향하는 과거로의 시간여행은 그렇게 하지 못함에 나온 눈물섞인 한숨이 아닌 아련한 웃음을 남기게 하는 따뜻함이다. 이런 타임캡슐의 느낌은 가까이 두고 추억을 이야기하기에 적절한 소재이다. 그러나, 타임캡슐의 뉘앙스와는 달리 타임머신은 신비로움와 동요가 뒤따르는 흥미로운 단어이다. 과거와 현재 미래를 대동한 시간의 흐름을 조절하는 발명품이기 때문일까.
가만히 있어도 불쾌지수가 치솟은 한 여름날의 낮. 딱 보기에도 하는일 없이 빈둥되는 모습이 한심스러운 SF 연구회 대학생들이 모여 있다. 그리고 갈수록 줄어드는 부원과 업친데 덮친격으로 동아리방을 빼앗긴 사진부는 SF 연구회 동아리방에 기생중이다. 열심히하는 모습이 안쓰러운 이들은 야구연습이 끝난 뒤 동아리 방으로 돌아온다. 그리고 찝찝한 기운을 떨칠 수 없어 에어콘의 살랑한 기운이 필요한 그 순간, 소가의 실수로 에어콘의 리모콘이 고장난다. 콜라에 적셔질데로 적셔져 먹통인 리모콘까진 괜찮았다. 에어콘이 고장난것은 아니니까. 그런데 에어콘에 전원버튼이 없다. (ㅋㅋㅋ) 그 순간 갑자기 버섯돌이소년과 타임머신이라고 믿고 싶은 희귀한 물체가 등장한다. 살인적인 더위에 화가 단단히 난 이들은 이 물체를 이용해 리모콘이 고장나기 전날로 돌아가 리모콘을 사수하기로 결심한다.

타임머신이 영화에 등장하기 전까지 시간에 자기 마음이 생겨 뒤죽박죽의 장면들이 연속된다. 그래서 순간순간 기지를 발휘해 잘 기억해 두어야 조각난 퍼즐을 맞추기 수월하다. 이 조각난 퍼즐 맞추기에 별다른 흥미가 없던 나는 아무생각 없이 웃으면서 봤는데 SF 연구회 부원들이 어찌나 엉뚱하고 해괴하던지, 보고 있으면 즐거운 이들이지만 가까이 하기엔 위험한 친구들인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에는 에어콘 리모콘 외에도 과거의 과거와는 틀어진 그 무엇이 발생한다면 어떻게 될까 하는 호기심으로 지켜봤는데 역시 과거의 연장선상은 현실이다. 과거가 있어야 현재가 있고, 현재가 있는 이유는 과거가 있기 때문이다. 이 영화는 잊고 있는 당연한 명제를 한 여름의 자그마한 해프닝으로 귀엽게 그려냈다.


by 시쓰는토깽 | 2008/09/02 12:15 | Movie_ | 트랙백(1)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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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다이 at 2009/07/05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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